철강 포항, 'GPU 17만장' AI 데이터센터로 대전환 시도…오픈AI·삼성 끌어온 비결은?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리에 NHN·삼성·오픈AI가 손잡은 2조원 규모 AI 컴퓨팅센터가 들어선다. GPU 17만장을 탑재한 국내 최대 시설로, 울진 원전 60km 전력망을 활용한 안정적 전력 공급이 핵심 경쟁력이다. 포항은 철강 중심 도시에서 AI 거점으로 대전환을 시작한다.

포항 흥해 AI 데이터 유치
포항 흥해 AI 데이터 유치 

◆ 6월 2조원 협약, 10월 오픈AI·삼성 합류로 3~4조원 확대

6월 26일 포항시청에서는 NHN클라우드·트랜스링크캐피탈·텐서웨이브코리아·현대건설 등이 참여한 글로벌 AI컴퓨팅센터 구축 협약이 체결됐다.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4만7647㎡ 부지에 2조원을 투자해 1단계로 2027년까지 GPU 2만장 규모의 40MW급 시설을 완성하고, 최종 4단계인 2036년 이후에는 GPU 17만장을 탑재한 1GW급 글로벌 AI컴퓨팅 클러스터로 확대하는 계획이었다.

10월 들어 프로젝트가 대폭 강화됐다. 10월 1일 이재명 대통령이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접견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동석했다. 같은 날 과기정통부와 오픈AI가 MOU를 체결하면서 오픈AI·삼성SDS가 프로젝트에 공식 합류했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성빈 트랜스링크캐피탈 대표가 오픈AI에 포항을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와 삼성이 참여하면서 투자 규모는 3~4조원으로 확대됐으며, 초기 20MW에서 최대 200MW로 확장 가능한 구조로 설계된다. 투자금의 30% 이상이 해외 자본이며, 직접 고용 600명 이상이 예상된다.

◆ 울진 원전 60km, 765kV 송전망이 핵심

국제에너지기구(IEA) 분석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연평균 26~36% 증가한다. 기존 데이터센터 증가율의 3배다. 포항이 선택받은 결정적 이유는 울진 원전 6기(총 5.9GW)에서 약 60km 거리에 위치하며, 765kV 초고압 송전선로를 통한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765kV 송전선로는 345kV에 비해 전력 수송 능력이 5배, 154kV에 비해서는 18배 뛰어나다. 한국전력은 2006년 울진원전~신태백변전소 간 46.5km 구간을 765kV로 격상 완료했다. 이 송전망은 울진 원전의 대규모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는 '전력 고속도로' 역할을 한다. 포항은 이 고속도로의 중간 거점이다.

포항은 울진 원전 활용 강점
포항은 울진 원전 활용에 있어 강점 보유

1GW급 AI 컴퓨팅센터는 소형 원전 1기 수준의 전력을 소비한다. 네이버 춘천 데이터센터(40MW급)의 경우 연간 전기 사용량이 일반 가정 8만 가구가 1년간 쓰는 양과 맞먹는다. 포항은 울진 원전의 안정적 전력과 765kV 송전망 덕분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이 가능한 국내 몇 안 되는 입지다.

◆ 포스코 57년 빅데이터 + 포스텍 AI 인재

전력 외에 포항이 가진 강점은 제조 빅데이터와 AI 인재 집적이다. 포스코는 1968년 포항제철소 설립 이후 57년간 축적한 철강 제조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용광로 온도, 압연 속도, 품질 검사 데이터 등 수십 년치 제조 정보가 AI 학습용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와 한동대는 AI 인재를 공급한다. 포스텍은 2018년 국내 최초로 AI대학원을 설립했으며, 한동대는 2021년부터 'AI 융합교육원'을 운영 중이다. 두 대학의 AI 전공 학생은 연간 약 300명 수준이다. 포항시는 이들 대학과 MOU를 맺고 데이터센터 기술·운영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방사광가속기, 극저온 전자현미경, 로봇융합연구원 등 세계적 연구 인프라도 포항의 경쟁력이다. 특히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신소재 개발에 필수적인 장비로, AI 기반 신소재 연구에 활용될 전망이다.

💡 가치있는 정보 | 포항이 선택받은 4가지 이유

  • 📍 전력 인프라: 울진 원전 6기 5.9GW, 765kV·154kV 송전망 직접 연결
  • 📍 산업 데이터: 포스코 57년간 축적된 철강 제조 빅데이터 활용 가능
  • 📍 연구 인프라: 포스텍·방사광가속기·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10km 반경 집적
  • 📍 즉시 연결: 포스코·에코프로 등 대규모 연산 수요 기업 이미 가동 중

◆ 건설부터 운영까지, 단계별 경제 파급효과

포항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총 2조80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 6조3000억원 규모의 생산 유발 효과를 전망한다. 직접 고용 600명 외에도 약 2만8000명의 간접 고용 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건설 단계에서 효과가 두드러진다. 네이버 제2 데이터센터의 경우 건설 기간 중 7만3000명 투입, 지역 내 1만9000명 고용이 발생했다. 포항 프로젝트는 이보다 훨씬 큰 규모여서 2025~2027년 건설 기간 동안 상당한 경기 부양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운영 단계의 현실은 다르다. 세종시는 2023년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 유치 당시 1,500명 고용을 약속받았으나 실제 운영 인원은 200명에 불과했다. 네이버 춘천 각 세종의 경우 연간 지방세 86억원, 고용 인력 107명을 기록 중이다. 데이터센터는 AI와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전통적인 제조업처럼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기 어렵다.

◆ 흥해 부동산 영향 "제한적" 전망

융합기술산업지구가 위치한 흥해읍 이인리는 포항 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10km 떨어져 있다. 흥해읍 인구는 2021년 기준 4만1000명 수준으로, KTX 포항역 배후지역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다만 데이터센터 특성상 상주 인력이 적고 대부분 자동화돼 주거 수요 증가는 미미할 전망이다. 오히려 건설 단계 3년간 일시적 숙박·외식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AI 연관 기업 유치 여부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가치있는 정보 | 데이터센터 국내 사례 비교

  • 📍 네이버 춘천 각: 100MW, 연 지방세 86억원, 고용 107명
  • 📍 삼성SDS 춘천: 연 지방세 2억원
  • 📍 더존 춘천: 연 지방세 10억원
  • 📍 포항 NHN 전망: 1GW급(네이버의 10배), 직접 고용 600명

◆ 인프라를 넘어 생태계로,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3조원대 AI 인프라 투자는 화려하지만,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포항시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자체보다는 AI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핵심"이라며 "포항의 철강·2차전지·바이오 산업이 AI와 결합해 스마트 제조로 전환하고, 관련 스타트업과 연구소가 유입되는 것이 진짜 목표"라고 설명했다.

포항의 강점은 명확하다. 포스코 57년 철강 데이터, 포스텍 AI대학원의 연간 60여명 석박사 배출, 방사광가속기·극저온 전자현미경 등 10km 반경 연구 인프라 집적. 그리고 무엇보다 울진 원전 60km 전력망이라는 AI 시대 최고의 입지 조건이다.

포항 AI 데이터 센터 대전환 시도
포항 AI 데이터 센터 대전환 시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는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유치를 계기로 정보산업 클러스터로 발전한 사례가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철강산업으로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포항이 이제 AI를 앞세워 대한민국의 AI G3 강국 도약을 견인하는 전략 거점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강에서 AI로, 포항의 두 번째 도약이 시작됐다. 단, 건물이 아니라 사람과 기술이 모이는 진짜 생태계를 만들어낼 때만 가능하다. 2027년 1단계 준공 이후 지역 경제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밸류타임즈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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