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이익 107.4조, 8년 전 '반도체 이익률 55.1%'가 회사 전체 이익률 됐다…주가는 왜 웃지 못했나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07조 메모리 반도체 웨이퍼

메모리 반도체가 삼성전자 전사 이익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구조가 더 짙어졌다, 사진=Unsplash

삼성전자가 8일 내놓은 3분기 잠정실적의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원이었다. 1년 전 같은 분기(12조1700억원)와 비교하면 9배에 가까운 규모다. 그런데 이번 성적표에서 정말 눈여겨볼 숫자는 따로 있다. 영업이익률 55.1%다.

◆ 삼성전자 3분기 매출 195조·영업이익 107.4조, 4분기 연속 신기록

연결 기준 3분기(7~9월) 매출은 195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6.59% 불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782.5%에 이른다. 석 달 전 2분기를 기준으로 삼아도 외형은 13.7%, 이익은 20.01% 커졌다.

국내 상장사 역사에서 한 분기 이익이 세 자릿수 조원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석 달 동안 번 돈이 지난해 1년 치 영업이익(43조6011억원)의 약 2.5배에 해당한다.

이 숫자는 비용을 다 덜어낸 뒤의 결과다. 회사가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임직원 성과급 충당금 약 12조6000억원도 이미 비용으로 빠진 상태다.

📊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 추이 (연결)

2025년 3분기
12.17조원
2025년 4분기
20.07조원
2026년 1분기
57.23조원
2026년 2분기
89.49조원
2026년 3분기(잠정)
107.4조원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삼성전자 잠정실적

◆ 2018년 반도체 부문 이익률 55.1%가 이제 회사 전체 이익률

8년 전인 2018년 3분기, 삼성전자는 당시 사상 최대였던 영업이익 17조5700억원을 기록했다. 그때 업계가 놀랐던 숫자가 반도체 부문 단독 영업이익률이었는데, 그 값이 바로 55.1%였다.

같은 55.1%가 이번에는 반도체가 아니라 삼성전자 전체의 이익률로 나왔다. 스마트폰·가전을 맡는 완제품(DX) 부문이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나온 수치라 의미가 더 크다.

2018년에도 전체 이익의 77.7%가 반도체에서 나와 '쏠림' 우려가 컸다. 이번에는 씨티(107조원), 하나증권(107조7000억원) 등이 반도체 한 부문의 이익을 회사 전체 이익과 같거나 그보다 크게 잡고 있다. 다른 사업의 손실을 메모리 한 곳이 메우는 구조가 8년 전보다 훨씬 선명해진 셈이다.

◆ 매출은 전망치 밑돌고 이익은 웃돌았다…'가격'이 만든 실적

증권사 예상치 평균(에프앤가이드)과 나란히 놓으면 성적표가 엇갈린다. 시장이 점친 매출은 200조6417억원, 이익은 106조6401억원이었다. 결과적으로 외형은 5조6000억원가량 덜 컸는데, 이익은 오히려 7599억원(0.71%) 더 남겼다.

물량보다 단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신호로 읽힌다. 범용 메모리 단가가 석 달 새 20% 가까이 뛰었다는 게 메리츠증권의 추정이다. 원화 강세로 환율이 불리했지만 판가 상승분이 이를 덮었다는 분석이다.

출발점은 AI 데이터센터다. 빅테크의 AI 서버 증설 경쟁이 HBM·서버용 DDR5 주문을 끌어당겼다. 공급사들이 라인을 고마진 제품 쪽으로 돌리자, 스마트폰·PC에 들어가는 일반 메모리마저 품귀가 됐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HBM 웨이퍼

AI 서버용 메모리로 생산능력이 쏠리면서 범용 D램·낸드 가격도 함께 뛰었다, 사진=Unsplash

◆ 메모리 호황의 청구서는 스마트폰과 소비자에게

같은 가격 상승이 삼성전자 안의 다른 사업부에는 비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스마트폰 부품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몫은 과거 10~15%에서 올해 1분기 30~40%까지 커졌다.

만들어지는 폰 자체도 줄고 있다. 트렌드포스 추산으로 올해 세계에서 생산될 스마트폰은 10억5100만대 안팎, 1년 전보다 16.2% 적은 물량이다. 삼성은 메모리를 직접 만드는 수직계열화 덕에 중국 업체보다 충격이 덜하다는 평가지만, 완제품 부문 적자 추정은 바로 이 구조에서 나온다.

독자 입장에서 정리하면, 반도체 호황은 다음에 살 휴대폰과 노트북 가격을 밀어 올리는 압력으로 되돌아온다.

◆ 사상 최대 실적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왜 뒷걸음쳤나

실적 발표 당일 삼성전자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시장이 이미 106조원대 이익을 예상하고 있었던 만큼 '예상에 부합'한 숫자는 새로운 매수 근거가 되기 어려웠다.

비슷한 장면은 석 달 전에도 있었다. 7월 2분기 잠정실적(영업이익 89조4000억원) 발표일에 주가는 6.92% 하락한 29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당시 증권가는 외국인의 지속적인 순매도와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도가 낙폭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증권가 평가는 여전히 낙관 쪽이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의 계산으로는 메모리에서만 회사 예상보다 2조2000억원 넘는 이익이 더 나왔고, 그는 적극 매수를 권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27년 삼성 HBM 판매가격이 전년보다 100% 넘게 오를 수 있다고 봤다.

💡 가치있는 정보 | 삼성전자 107조 실적, 숫자로 읽는 법

📍 잠정실적에는 사업부별 숫자가 없다. 반도체(DS)·완제품(DX) 이익은 이달 말 확정실적 발표에서 확인해야 한다


📍 전망치 대비 성적: 영업이익 +0.71%(+7599억원), 매출 약 -2.8%(-5조6000억원)


📍 에프앤가이드 기준 올해 영업이익 전망은 약 370조원. 1~3분기 누적이 254조1300억원이므로 4분기에 약 116조원이 필요하다

📍 내년 변수: HBM 연 단위 가격 재계약(내년 초 갱신 전망), 외국인 수급, 원·달러 환율

📍 소비자라면: 메모리 원가 상승이 신형 스마트폰·PC 출고가에 반영될 수 있으니 구매 계획이 있다면 출고가와 통신사 지원금 변동을 함께 비교할 것

    ◆ 다음 분기 시나리오: 116조원 고지를 넘을 수 있을까

    3개월 뒤 — 연간 전망 370조원을 맞추려면 4분기 이익이 3분기보다 약 8% 더 늘어야 한다. 메모리 판가가 한 분기 더 오르면 가능한 범위지만,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부담이 커진다.

    1년 뒤 — 승부처는 HBM 가격 재협상이다. 씨티 계산대로라면 차세대 HBM4 12단 값은 내년에 지금(Gb당 2달러 안팎)의 두 배를 넘는 4~5달러로 올라선다. 내년 연간 이익 컨센서스는 554조원 수준이다.

    리스크 — 메모리 사이클이 꺾이는 순간 '메모리 원톱' 구조는 그대로 약점이 된다. 적자로 추정되는 파운드리·시스템LSI와 완제품 사업의 수익성 회복이 장기 과제로 남는다.

    107조원이라는 숫자는 삼성전자가 사실상 '메모리 회사'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 같은 호황이 한쪽에서는 사상 최대 이익을, 다른 쪽에서는 폰값 부담을 만든다. 투자자라면 이달 말 확정실적에서 DS와 DX의 이익 격차를, 소비자라면 다음 신형 스마트폰의 출고가를 지켜볼 때다.

    밸류타임즈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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